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까? 현대 사회는 끊임없는 소음과 속도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더 많은 것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정작 현재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는 법을 잊어버렸다. 마음은 늘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는 어떻게 평온함을 찾을 수 있을까?
영화 《워크 위드 미(Walk With Me, 2017)》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을 담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인 명상 지도자이자 불교 스승인 틱낫한(Thích Nhất Hạnh)과 그의 제자들이 머무르는 플럼 빌리지(Plum Village)에서의 삶을 따라간다. 영화는 명상과 마음챙김(mindfulness, 마인드풀니스)을 중심으로 한 생활 방식을 통해, 우리가 현재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조용히 이야기한다.
이 영화는 단순히 불교 철학을 소개하는 작품이 아니다. 그것은 현대인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어떻게 하면 지금 이 순간을 더욱 온전히 살 수 있는지를 체험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틱낫한의 가르침 – 평온을 찾는 길
틱낫한은 현대 명상과 마음챙김 운동을 이끈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베트남 전쟁 당시 평화를 위해 노력했던 불교 지도자로, 비폭력 운동과 연관된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정치적 이유로 조국을 떠나야 했고, 이후 프랑스에서 플럼 빌리지를 세우고 수많은 수행자를 길러내며 마음챙김 명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영화는 그가 직접 나와 설명하는 대신, 그가 세운 플럼 빌리지에서 승려들과 신도들이 수행하는 모습을 조용히 따라간다. 불필요한 해설 없이, 마치 관객이 직접 그들과 함께 있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영화 속에서 수행자들은 걷기 명상을 하고, 조용한 식사를 하며, 경전을 낭독하는 등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깊이 있게 살아간다.
이러한 모습들은 단순한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명상의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명상은 특별한 장소나 조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걷고, 먹고, 숨 쉬는 모든 순간 속에서 실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수행자들은 걷기 명상을 하며, 발걸음을 천천히 내딛는다. 그들은 발이 땅에 닿는 감각을 하나하나 인식하며, 그 순간을 완전히 경험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길을 걸을 때 대개 목적지만을 생각하며 걷지만, 그들은 걷는 그 자체를 목적 삼아 걷는다. 이 장면은 단순해 보이지만, 현대인들에게 강한 울림을 준다.
틱낫한의 가르침은 이처럼 단순하다.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는 늘 무엇인가를 쫓아가지만, 정작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지 못한다. 삶은 현재 속에서만 존재하며, 과거나 미래는 실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직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야 한다.
고요함 속에서 발견하는 삶의 본질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고요함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다큐멘터리와 달리, 이 영화는 불필요한 설명이나 인터뷰를 거의 배제하고 있다. 대신, 수행자들이 조용히 생활하는 모습과 그들이 읽는 경전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관객들이 직접 그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연출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요란한 음악이나 과장된 편집 없이, 영화는 마치 한 편의 명상과 같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영화 속에서 수행자들이 앉아 조용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장면은, 마치 우리에게도 똑같이 숨을 가다듬으라고 권유하는 듯하다.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경전의 낭독이다. 화면에는 단순한 풍경이 흐르지만, 그 위로 낭독되는 글귀는 관객들에게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삶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강한 울림을 준다. 우리는 종종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 하지만 영화는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고 조용히 속삭인다.
명상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명상이란 어떤 특정한 장소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수행자들은 걷기 명상을 할 때뿐만 아니라, 음식을 먹을 때도, 설거지를 할 때도, 심지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도 명상을 한다.
그들에게 명상이란 "숨을 쉬는 것"과 같다. 이 순간을 온전히 경험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수행이다.
이러한 철학은 현대 사회에서도 쉽게 실천될 수 있다. 우리는 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밥을 먹고, 걷고, 대화한다. 하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장면들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 이 순간을 더 온전히 살아갈 방법이 없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된다.
이 영화는 명상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간다. 명상은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진정한 평온을 찾는 방법
《워크 위드 미(Walk With Me)》는 단순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경험이며, 하나의 수행이고, 하나의 깨달음이다. 영화를 본 후에도, 우리는 자연스럽게 깊은 호흡을 하게 되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틱낫한과 플럼 빌리지의 수행자들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현재를 사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세요.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보세요."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가 놓친 것들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것이야말로,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가치일 것이다.